웹하드 포인트의 문제점

학교 안에서 학생들이 벌인 불법촬영(몰카)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최근 3년간 적발된 교내 몰카 범죄 건수만 100여건이다. 고등학생이 많지만 최근에는 초·중등생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몰카를 인터넷에 올리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이야기가 학생 사이에 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어른들이 만들어낸 ‘디지털 성범죄산업’을 아이들이 무비판적으로 답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성폭력 예방교육 강사 A씨는 최근 초등학교에서 상담을 진행하다 말문이 막혔다. 상담을 받던 남학생이 “몰카를 찍어 돈을 버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웹하드에 올리면 포인트를 준다고 들었다”는 구체적인 설명도 뒤따랐다. A씨는 17일 “막연한 호기심이 아니라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얘기해 놀랐다”며 “그러면 안 된다고 설명해줬지만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서울시교육청이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학교 내 불법촬영 관련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심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서울 초·중·고교에서 학생이 불법촬영으로 적발된 건수는 39건이다. 지난해 10월 있었던 대원외고 불법촬영 사건 등 4분기 통계를 제외하고도 이미 2017년 31건을 넘어섰다. 교육청 관계자는 “9월에 새 학기가 시작돼 10월 이후 결론이 나는 학폭위가 많다”며 “본청에 보고가 누락된 것까지 합치면 더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 22건에서 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불법촬영을 포함한 사이버 성폭력이 이미 청소년 하위문화로 정착됐다고 보고 있다. 호기심에 의한 장난으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어른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며 “얄팍한 상술로 상대방의 신체를 성적 대상화하는 문화를 아이들이 그대로 배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도 “‘지인능욕’ 용도로 개설되는 채팅방이 따로 있을 만큼 사이버 성폭력이 일종의 청소년 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했다.

성 인지교육 강화 등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현실은 거리가 멀다. 지난해 적발된 불법촬영 가해 학생 39명에게 101건(중복 조치 포함)의 조치가 내려졌는데 이 중 특별교육은 15건에 그쳤다. 서면 사과가 23건으로 가장 많았고, 출석정지 20건, 협박·보복 금지 11건, 학교봉사 11건, 사회봉사 6건 등 낮은 수준의 조치가 대부분이었다. 비교적 높은 제재 조치인 전학은 9건, 퇴학은 6건에 불과했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현장에서 혼란이 많다 보니 사후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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